윤홍/Dream walk 1
펜을 손가락 위에서 돌렸다. 진료중에는 되도록이면 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편이지만 이 때 만큼은 자제가 되지 않았다. 초진기록지를 흝어내려가면서도 내용이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다. 눈은 같은 곳을 계속 왔다 갔다 하며 억지로 우겨넣기에 바빴다. 사실 별다른 특이사항 같은 것은 없었다. 이름이 윤정한이라는 것 말고는. "가능한지가 알고 싶어서 왔어." 그는 날 보자마자 자연스럽게 반말을 했다. 이런 환자는 가끔 있었다. 동요할 일도 아니었다. 하지만 펜을 돌리는 속도는 여전히 일정했다. 마음속에 차오른 분노와 긴장이 연필을 돌리며 일정이나마 해소되는 충동의 조절. 뭐 그런거였다. 삼촌. 삼촌을 생각하자 연필이 굴러 떨어질 뻔한 것을 간신히 붙잡았다. ".....뇌의 기질적인 병변이나, 신경학적인 이상만 배제..
ㅈㅍ
2018. 1. 26. 22:23